번역으로 지옥탈출 #스스로 일을 줄이지 맙시다




Q: 일이 너무 없으면 답답해서 번역회사에 전화해볼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A: 전화해볼 수도 있는 거 아닙니다. 절대 안됩니다.



거 좀 뇌세포에 프락셀 필요한 분들이 가끔 태래비에 나와서 마 갱제학 교꽈서같은 거 이론적인 얘기만 하고 현실에는 들어처맞지도 않으며 현실과 유리된 주장만을 학교에서 가르치므로 정규교육은 다 쓸다리 읎다고 하시고는 해요. 문제는 그게 점잖은 형태로 뉴스에서도 그냥 나오더라구요.....

극끄제 뉴스보다가 정말 뜨앆한게 "천조국 금리인상으로 인해 남조선의 통화정책에 제약...." 이 소리가 아나운서 입에서 나오드락우요???? 아니 이궤 무슨 소리죠? 정말 남조선처럼 그림으로 그린듯한 변동환율제의 소규모 개방경제에서 통화정책이 언제 가능한 적이 있었닥우....?? (여러 조건을 추가하면 가능하긴 한데 주제에서 벗어날 거 같으니 넘어갑시다)


갱제학원론 펴보면 맨 뒷쪽에 정보갱제론이라고 있어요. 앞에서는 그래 분업! 상품 증가! 교환! 우리 모두 햏피햏피 으쌰으쌰 얘기하다가 "그런데 말입니다" 하는 부분이 이 부분임. 앞에서 한 모든 얘기는 완전정보임을 가정할 때 한 얘기로 실제로는 불완전정보로 인해 앞서 말한대로의 결론이 나오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는 *중요한* 파트입니다.


먼저 제 글을 여러차례 읽어보셨으면 알겠으나 전 자본주의의 개, 자본주의의 바퀴벌레, 자본주의의 극성 빠순이입니다. -_- 하지만 우리 오빠가 완벽해서 제가 수니질을 못 끊는 것이 아니듯, 자본주의가 완벽해서 바퀴벌레짓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남조선에는 현 상태의 자본주의 이외에는 대안이 없어요..... 여러분 브라질 오지처럼 수렵채집활동 할래? 아니면 저기 저 가까운... 북쪽처럼 할래? 미국? 우리 땅덩이 넓어요? 사람 많아요? 자원 있어요? 달러가 기축통화예요? 북... 북유럽? 우리 석유 나와요? 그리고 그 석유자원을 국민에게 공평하게 배분할 수 있는 시스템 갖고 있어요? 헛소리 집어치우고 저처럼 자본주의 박희짓이나 같이 하죠.



아니 왜 번역일이 없어서 번역회사에 전화해 본다는데 뭔 말이 이렇게 많냐 하시는 분들은 그냥 창을 닫아 주세요. 그냥 온라인에서 안 만났으면 좋겠용.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번역서비스 공급자고, 번역회사는 번역서비스 수요자라고 해 보죠(사실은 중개자긴 하지만 그 얘긴 또 나중에).그리고 여러분은 번역회사에 내 번역물이 쓸만할 것이라는 "신호"를 발송하고 번역회사는 그 신호를 통해 정보를 캐냅니다. 다시 말해 여러분의 번역서비스의 품질을 재주껏 평가해서 괜찮은 번역물을 뽑아내는 자들과 계약합니다. 그거 번역 테스트 아니냐고요? 맞습니다. 하지만 번역테스트만이 유일한 품질 평가수단은 아닙니다.


앞서 굉장히 여러 차례에 걸쳐 말씀드렸어요. 현재 필요한 번역은 좌우간 싸고 빠르며 최소한의 맞춤법만 지키고 큰 프로젝트 내에서 일관성이 지켜진 '제품'입니다. 한 사람이 단어 하나의 의미를 놓고 밤새도록 머리 쥐뜯으면서 고민해 번역해 내는 예술작품이 아니라고요. 그리고 그 "신속 저렴 일관"을 고작 300단어쯤 되는 번역 테스트로 평가할 수 있냐고요?

아닙니다. 번역회사는 훨씬 더 많은 수단을 동원합니다.


먼저 신속하게 번역해야 된다고 말했어요. 실제로 딴 생각 안 하고 집중해서 번역했을 때 한 시간에 천 단어는 해야 된다고 말한 적 있죠. 물론 이렇게 하루종일 일할 수는 없습니다. 인간이 쇼핑도 하고 개산책도 시켜야지......... 그런데 문제는 상당히 자주 1시간 내로 천 단어를 요구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이 경우 연락이 되는 번역가는 그냥 부르는 대로 받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자. 이 "연락이 되는 번역가"를 번역업체에서는 어떻게 판별할까요? 전체메일을 보내볼 수도 있겠고 하나하나 스카이프 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해 볼 수도 있겠죠. 회사 입장에서 "전화"란 정말로 비용 잡아먹는 연락방식입니다. 전화세 자체도 문제지만 한 사람이 여러 사람과 통화할 수 없다보니 가용자원을 낭비하는 것이고, 소규모 사무실이면 옆사람 전체가 전화 내용을 다 듣게 됩니다(........)

따라서 전화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답장을 빨리 하는 번역가"에게 먼저 메일로 연락하는 겁니다.


이걸 어떻게 알아내느냐?
(1) 번역 테스트를 보내줬을 때 바로 잘 받았다고 답장한 인간
(2) 번역 테스트를 마감일에 맞추어 보낸 게 아니라 자기가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시간 내에 보낸 인간

이 인간은 도착어 맞춤법에서 심각한 하자가 발견되지 않는 이상 유용한 자원으로 등록됩니다. 심지어 품질이 많이 구려도 급할 때 연락해볼 수 있는 자원으로 따로 뽑아놓습니다. 아무리 영잘알이면 뭐합니까? 연락이 안 되면 무쓸모입니다.


그리고 뭐 테스트를 통과했다 칩시다. 그런데 그 이후에 일이 없어서 업체에다 대고 전화를 한다? (................) 이건 모 PM이 저한테 전화질해대는 망충한 번역가들 때문에 일이 힘들다고 호소한;;; 내용입니다. 자 여러분..... 이제부터 여러분은 저 PM이 되어보는 겁니다.........


아침에 출근했어요. 그런데 전화가 오죠. 일단 받아야 돼요. 왜냐면 번역물 의뢰일지도 모르니까요. 그런데 얘기를 듣다 보니 이건 일 없는 꼬질이가 일 달라고 앵앵대는 거예요. 꺼지세요 라는 말을 좆게 돌려서 하고 끊어요. 다시는 전화 못 하게 블락해 버려요. 부장님이 왜 어제 시킨 정산처리 안해놨냐고 혼내셔요. 근데 또 전화와요. 번역물 의뢰일지도 모루니 일단 받아요. 근데 또 꼬질이 2예요. 와 시발 이걸 욕을 할 수도 없고........


제가 앞서 말했어요. 전화는 여러모로 회사 입장에서 비용 낭비라고요. 일 없다고 멍청하게 PM한테 전화질을 해요? 번역업체에 낮은 지능을 알리는 상당히 좋은 수단이 될 것 같긴 해요. 먼저 번역업체에 1. "나는 일이 없다"는 정보를 알렸어요.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일이 없다는 것은 대부분 실력이 없다는 뜻이 되죠. 그리고 2. "나는 전화로 연락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정보도 알렸어요. 이건 번역업체 입장에서는 최악이에요. 메일 하나 띢 보내고 기다리면 답장오는 번역가와 전화해야만 연락되는 번역가는 애초에 경쟁이 안 돼요. 그리고 3. "난 상황판단이 안 된다"는 정보도 알렸죠. 자기가 전화질해대면서 PM이 다른 업무처리를 할 시간을 빼앗았다는 자각이 전혀 없어요. 이런 자와 일을 하면 크고작은 사단을 낼 가능성이 존나 크겠죠.


좋아요. 사례를 충분히 확인했으니 다시 정보갱제학으로 돌아와 보죠.

정보갱제학에서는 "정보를 가지지 않은 쪽"에서 "정보를 가진 쪽"으로부터 "신호"를 "발송"받아 "선별"을 하죠. 위 상황에서 정보가 없는 번역회사들은 정보를 가진 번역가가 발송한 갖가지 신호를 발송받아 쓸만한 번역가를 선별해요. 번역가 입장에서 번역회사에 발송해야 할 정보는 좌우간 "나는 신속 저렴 일관 3요소가 갖추어진 번역물을 납품할 수 있다"입니다. 좌우간 전화질해서 찔찔대는 건 최악의 선택입니다. 전화질을 하지 않더라도 일이 없는데 달라고 메일보내는 것 역시 똑같은 또라이짓이에요. 일이 없다는 정보를 보내는 꼴이니까요. 납품일 지난 지 한참 후에 이제야 메일을 확인했다고 보내는 것 역시 자신은 메일을 잘 확인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발송하는 겁니다. 다 하지 마세요.......


그럼 뭘 어떻게 해야 되느냐? 간단합니다. 1. 일이 많고 2. 메일로도 간편하게 연락이 잘 된다는 정보만 발송하면 돼요. 그걸 어떻게 하느냐? 간단하잖아요..... 이력서를 첨부하며 "이력서를 갱신했다. 잘 봐 달라."고 메일을 보내면 됩니다. 업체에서는 잘 받았다고 확인메일을 보낼 거예요. 그 메일에 답장을 신속하게 보내기만 하면 됩니다. 이력서에 그간 새로 한 일을 추가했으니 일이 많다는 정보가 발송되었으며 메일을 제때 보내어 연락이 잘 됨을 알렸읍니다. 최소한 번역업체는 이력서를 1초나마 더 보긴 할 거예요.




덧글

  • 나르사스 2017/03/21 15:06 # 답글

    굉장한 고급 노하우를 편안하게 던져주셨네요.
    원래 비즈니스에서 함부로 전화해서 아쉬운 소리 하는거 아니죠^^.
  • 번역업자는 아니지만 2017/03/21 15:54 # 삭제 답글

    배우고 갑니다.
  • ㅇㅇ 2017/03/21 18:00 # 삭제 답글

    크 간단명료합니다
  • 갈봄여름업시 2017/03/21 18:16 # 삭제 답글

    네이버 아이디를 새로 파야겠어요. 오늘도 꿀팁에 감사를 올리며 총총
  • ㅇㅇ 2017/03/21 21:07 # 삭제 답글

    감사히 보고 있습니다 임윤님 근데 미분류 카테고리네용
  • 오월 2017/03/21 21:57 # 답글

    저는 번역과는 전혀 상관없는 업계에서 일하고 있지만 극공감이네요ㅋㅋㅋㅋ
    클라이언트 입장인데, 일 달라고 전화하거나 찾아와서 사정하는 벤더에는 절대 일 안 주게 되더라구요.
    요청한 일 빠르고 완벽하게 하는 게 베스트지만, 그게 아니면 말씀하신 대로 메일로 "나 이런 일 할 수 있다"라고 보내주는 게 좋죠. 그럼 필요할 때 메일함 뒤져 열어보고 연락하게 되더라구요.
  • 뮨히메만세 2017/03/22 17:02 # 삭제 답글

    오~ 이것도 꿀팁이네요. 감솨 감솨 감솨
    저도 사실 PM이 일 안 줘도 전화 안 하지만, 이력서 갱신해서 메일 보내는 거 정말 괜찮은 아이디어네요.
    우왕 굿~
  • ㅇㅇ 2017/03/22 20:44 # 삭제 답글

    번역쪽은 아닌데 이쪽도 비슷하네요 외주 주는데는 다 비슷한가봐요 작품성있게 잘하는 사람보다 필요할때 연락잘되고 빨리 일정한 퀄리티로 일해주는 사람이 더 좋죠
  • 비로그인 2017/03/23 10:49 # 삭제 답글

    임윤님 저처럼 번역같은 일 못하면서 글이 흥미롭고 재밌어서 읽는 독자들은 사설이 길면 길수록 좋습니다 그냥 그렇다고요
  • 2017/03/24 11:21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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