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으로 지옥탈출 #그러니까 니가 가난하게 사는 것이며....


가을이는 뭔가 쁘띠한 거대견(?)이 되었어요.... 지금 저 문짝들이 엄청 작아 보이는데 대한민국 표준문짝 사이즈고 가을이는 어리끝에서 궁댕이까지가 70cm에 육박하는 거대견입니다..... 너 말티즈 맞니...?



자 여러분께서 다들 지난번 숙제를 너무 잘 해주셨읍니다 역시 인간이 원하는 것이란 다들 똑같아....
다들 놀고먹고 싶고 좋은 물건 사고 게임이나 하면서 좋은 휴양지 가서 모로 둔눠 있고 싶으시죠.

이 욕망을 무시하지 마세요. 돈 잘 버는 번역가가 되려면 이걸 원동력으로 일해야 하고 이걸 기반으로 일을 찾아야 합니다.



시간을 쪼끔 되돌려 보죠. 제가 꼬꼬마 중딩 때 일입니다. 당시 세간에는 명품 학용품 세트가 화제가 되고 있었습죠. 정확한 당시 가격은 잘 모르겠는데 구찌 지우개 에르메스 연필 필통 등등이 각각 10~30만원대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그 뉴스를 우리 망구 남편과 함께 보았습니다. 참고로 우리 망구 남편은 한남미국바퀴벌레 수준이고 그에 비하면야 제 블로그에 꼬이는 한남들은 그냥 귀여운 한남밀웜 수준이라 할 수 있죠.

저는 여러 가지를 세트로 사면 몇십 만원에 육박한다는 그 학용품을 뉴스로 전해들으며 저걸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뭔가 좋은 게 있으니까 사겠지? 하고 코를 파며 생각하고 있던 차 망구 남편의 강남줌마 욕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저놈의 강남줌마들이 대한민국을 다 말아먹었으며, 저런 걸 사느니 기부라도 하지 남편 돈으로 왜 저런 쓰잘데기 없는 것을 사며....



전 그 순간 알았죠. 야 망했다 우리집은 부자가 되기는 글러 처먹었구나......
그리고 제 예언은 맞았읍니다. (제가 하는 안 좋은 예언은 대부분 맞습니다.)


여기까지 읽고 우리 망구 남편 말이 맞으며, 저 쓰잘데기 없고 비싼 물건들을 사는 '강남줌마'들은 대한민국 사회에 해악을 끼치며 남편 돈만 뜯어먹는 존재라고 생각하시면 당장 이 창을 닫아 주세요. 앞으로 서로 랜선에서도 만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망구 남편처럼 살기를 바랄게요.




뭐 아니니까 계속 읽으신다고 생각하고 계속 쓰겠습니다.

저는 지금 망구 남편이 그렇게 그렇게 욕을 하던 명품마케팅 번역을 해서 먹고 삽니다. 그리고 돈이 부족해서 무언가를 못 사본 적이 없습니다. 시간이 없었던 적은 있었죠. 바다건너 사는 파마머리 만나고 싶으면 그냥 표 예약해서 갔고 파마머리 애기들 돌반지 사주고 싶으면 그냥 사줬고 호텔 좋은 데 예약하고 싶으면 그냥 예약했습니다. 먹고 싶은 게 있으면 그냥 먹었고, 초밥집 가서는 무족권 특초밥으로만 사먹었고, 화장품도 옷도 그냥 사고 싶으면 샀어요. 그리고 제가 쓴 돈에 한 점 후회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번역을 하고 싶다는 분들은 '소설' 내지는 '도서' 번역을 생각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리고 도서라 해도 그냥 '출판사가 번역하라고 주는 책'을 하고 싶다는 분들이 절대 다수예요. 그 다음으로는 영상물 자막번역이 많죠. 정말로 책이 좋거나 드라마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면 상관 없습니다. 그런데 돈이 좋다면 잘못된 선택입니다.

왜 잘못됐을까요? 대답은 제 다음 질문에 답해보면 알 수 있을 겁니다. 지난 1년간 소설을 몇 권 사셨나요? 책은 몇 권 사셨나요? 드라마를 합법적인 경로로 보고 있나요? 합법적인 경로로 보고 있다면 얼마나 지불했나요? 본인 혹은 주변인들은 어떤가요?

그럼 다음 질문에도 답해 보세요. 지난 1년간 명품 브랜드의 제품을 얼마나 샀나요? 가격은 아주 저렴한 것이라도 상관 없습니다. 명품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명품 브랜드의 '저렴이'들을 구매한 적이 있나요? 휴대폰에 깔린 게임 앱은 몇 개인가요? 실제로 결제를 했던 게임은 얼마나 되나요? 여행을 떠나고 싶어서 당장 푸른 물빛이 넘실대고 상큼한 과일을 먹을 수 있는 낙원으로 (돈을 내면) 데려가준다는 웹사이트 광고를 클릭한 적이 있나요? 본인 혹은 주변인들은 어떤가요?


이제 대충 답은 나왔을 겁니다. 돈이 도는 분야를 파야 일이 많고 클라이언트가 푼돈도 막 주고 저는 그 푼돈을 긁어모을 수 있는 겁니다.

사실 '명품'과 '여행'은 돈이 도는 여러 분야 중 극히 일부죠. 예를 들어 볼게요. 제게 중국어 해서는 먹고 살 수 없냐고 물어보시는 분들 있는데, 제가 중국어를 못해서 그렇지 사실 그 동네가 빨대 안 꽂은 유전이나 다름없습니다. 여러분이 오늘 사용한 제품 중에 중국인의 손길이 안 닿은 제품이 거의 없을 겁니다. 물론 제품 디자인과 설계는 거의 대부분 외국에서 하고 그것을 중국공장에 전달하죠. 그 과정에서 제품 조립방법, 원자재 관리방법 등은 전부 문서로 번역합니다. -ㅁ-)! 이거 완전 노다지인데! 제가 중국어를 못하는 어리석은 문과충이라서!!


무슨 번역을 하든, 무슨 분야를 고르든 가장 중요한 건 그 상품의 최종소비자를 존중하는 겁니다. 마케팅 문구 작성기술이나 휘황찬란한 수식어를 붙여 번역하는 건 부차적 문제예요. 해당 상품의 최종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왜 그 상품을 사려고 하는가? 사실 이게 마케팅의 최종 목적이니까요.


앞서 아까 우리 망구네 남편 이야기로 돌아가 보죠. 이런 분들은 아예 마케팅에 종사하면 안 됩니다.

저 몇십만원짜리 학용품이 일반인 부모가 선뜻 구입해줄 수 있는 가격이 아닌 건 확실합니다. 그런데 그걸 구입하는 행위가 무슨 범죄급의 사회악을 끼쳤나요? 제품을 설계하고 재료 사입하고 제작하는 과정에서 고용창출이 이루어졌고 수입업체는 돈을 벌었으며 매장 직원의 고용 안정에 이바지했고 마케팅 및 교육자료를 번역하는 저에게 푼돈이 떨어졌습니다. 그 돈으로 기부를 하라고요?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는 물고기를 잡을 수 있게 낚싯대를 주는 게 낫지 않나요?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기부보다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훨씬 훌륭한 일 아닙니까?
뭐 굳이 스크래치가 난 것이 있다면 지가 못 사먹는 떡이라고 떡 사먹는 자를 비난하는 옹졸한 마음에 스크래치가 났겠죠. 니 자존심에 난 스크래치는 수많은 사람들의 고용창출과 수입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성능으로 따지면 500원짜리 잠자리지우개를 사면 될 걸 왜 말도 안 되게 비싼 10만원대 지우개를 중학생 아이에게 사 주었을까요? 뭐 선물로 들어와서 그냥 준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제가 중학교 때는 두발제한이 굉장히 심했습니다. 꼭 공부 못하는 대학 나온 선생들이 공부를 안 해봐서 그런지 단속을 지 목숨처럼 하더라. ㅇ"ㅅㅇ) 그놈은 진짜 실핀까지 뺏어가는 색기였는데 머리핀 단속을 그만둔 사건이 있었죠. 한 친구가 실핀을 꽂고 왔다가 뺏기고는 다음날 척 보기에도 비싼 핀을 여러 개 들고와서 반 애들한테 대여해 줬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제가 졸업하는 순간까지 머리핀을 뺏는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어요. 뺏을 생각도 안 합디다. 그 무지렁이가 보기에도 저것은 비싼 것이며 함부로 뺏어갔다가 잊어버리면 지 월급으로 갚아야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하여튼 여태까지 제 생각에 동의하셨다고 가정하고, 이어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불황기에 명품 매출은 더 줄어들지 않을까요? 일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매출은 줄어드는 게 맞지만, 저렴한 품목은 늘어나고 마케팅 부서는 더 바쁩니다. 구두제품으로 유명한 크리스챤루부탱은 뜬금없이 코스메틱 라인을 내놓았고 심지어 그 아이템을 늘리고 있으며 각종 명품화장품 업체들은 눈요기 목적으로 거의 샘플 수준에 가까운 미니어처를 특별 상품이라며 세트로 내놓거나 저가 라인을 출시하고, 향수나 향초 등을 작은 용량으로 판매합니다. 이들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쓸모는 없고 예쁜 쓰레기인 이 제품을 사는 소비자의 심리는 무엇일까요?


어쨌든 돈이 도는 분야를 찾으셨고, 관련 지식이 있고, 헤비컨슈머(....)라면 외국어 능력보다 더 훌륭한 능력을 갖춘 것입니다. 하지만 분야를 찾았다고 해서 다는 아니죠. 돈이 도는 기업의 제품을 맡아야 합니다. 되도록이면 어느 나라에 가서 얘기해도 알 수 있는 큰 글로벌 기업으로요. 소규모 업체라도 '상품성'이 좋은 제품으로 말이죠. 게임 분야를 선택한 것까지는 좋지만, 게임을 팔아먹을 생각이 없는 인디게임을 주요 클라이언트로 골랐다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겠습니다.



다음 숙제가 있습니다.
자기 지식 안에서 돈이 도는 분야를 골라보세요. 그 분야의 최종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생각해 보세요. 그 분야에서 일한 적이 있다면 적어두세요. (번역일이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그 분야에서 마케팅이 뛰어난 업체를 몇 개 골라보고 마케팅 전략을 조사하거나 광고문을 읽어두세요. 해당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는 어휘를 익힐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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